푸른 심연
- 『오페라의 유령』에서
노래의 날개 위에
극장이 떠 있고
황홀한 하늘이 떠 있었네
사랑의 깊이는 지옥보다 깊어서
무서워라
저 푸르 심연을 한없이 내려가
내려가면 소용돌이치는
거우릐 방
갈채는 거미줄이 되어
샹들리에를 감고 흔들리더니
우레처럼 떨어지는 샹들리에
죽음의 축제
나는 가면을 멋을 수 없네
눈부신 삶의 기쁨을 노래하는
디바의 발치에 무릎을 꿇어본들
절망에 입맞춘 내 입술로
사랑을 하소연하여 무엇하리
나의 노래는 어둠 속에 숨어 있네
층계와 벽 속에 있네
그대가 바라보는 거울 속에 있네
춤추며 노래한ㄴ
그대으 길을 희미한 꿈결로 따라갈 뿐
그림자처럼 그림자처럼.
강인한 시집,<푸른 심연>,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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