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홉킨스의 84번지 / 이미산
안소니 홉킨스의 84번지 이미산 어떤 사소한 기다림이 달콤한 불행이었다는 한 남자의 주소, 채링크로스 84번지로 사람들이 몰려갔다 만개하는 불행의 꽃들 그때 언뜻 꽃잎 하나 흔들렸다면 오래 목말랐을 어머, 어쩜, 어쩐지, 같은 기다림의 씨앗이 꽃들에게 뿌려진 것 이해는 위로를 낳아 84번지의 고독한 등과 풍부한 주름살과 건조한 미소 속 달콤해지는 꽃들의 자세 스스로 가장 불행하다는 탕웨이*가 남은 생을 헌정하기 위해 채링크로스 84번지에 당당히 도착했고 날씨마저 쾌청했으므로 그녀에게 해석되기를 기다리는 그 남자, 이를테면 사라진 안소니 홉킨스*, 사라진 책들, 사라진 중얼거림 따윈 이미 사소해졌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아끼는 꽃말 하나쯤 있고 어머, 어쩜, 어쩐지, 같은 현실을 발견한다면 화들짝 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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