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엠포엠2021겨울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1968년 진달래꽃/이미산 1968년 진달래꽃 부뚜막에 앉으면 갈증이 났다 찬장 속엔 늘 아버지를 위해 준비된 막걸리가 있었다 마시면 세상을 다 가진 아버지가 된다 부뚜막이 흘러간다 살금살금 열 살 기울어지는 대낮 훔쳐본 엄마의 무겁고 무서운 고요 놀란 내가 켜켜이 쌓이는 그곳이 오래 전에 준비된 나의 미래인 것처럼 명명할 수 없는 익숙함으로 슬픔이라 부르면 뒷걸음질 치는 여자 날마다 삶아내도 싱싱하게 자라는 수십 개의 길 수백 개의 찡그림 수만 개의 물음표 언제 화살이 될지 모르는 다정한 음성 습관처럼 엎드리는 부뚜막 으스름 잔뜩 껴입은 대낮이 건들건들 불러본다 헤이 아버지! 기울어지는 열 살 누군가 이끄는 대로 흘러가는 미래 꿈밖으로 외출했다 급히 돌아가는 붉음의 뒷모습 꽃잎 하나 떼어 툭 던져준다 나의 나비는 무겁고 무서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