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학2020여름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품하는 사과 / 이미산 하품하는 사과 이미산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사과 사과의 인기척은 입을 한껏 벌리며 까마득히 거슬러 오르다 문득 멈춰 서서 두리번거리는 현기증,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잘 살고 있니? 사과의 내부는 향긋하다고 믿는 순간 사방으로 번지는 투명의 테두리 사과가 눕는다 뜨거운 몸살 준비하는 사과적 입술 소리는 인사가 아니에요, 터지려는 울음 차곡차곡 접어 사과 밖으로 던지며 기억하는 사과가 사라진 사과를 떠올릴 때 뼈가 된 과육은 순종하듯 구부러지고 몇 생을 걸어왔을 사과의 내용은 망각이 남긴 암전이라는 평안, 바라보면 외로워지는 하현달, 발자국 주렁주렁 매달고 기다릴 최초의 나무 당겨온 날들 반죽해 돌멩이처럼 던져보는 회유의 습관 때로는 멀리, 어쩌면 가까이, 더러는 없다고 중얼거리는 그곳을 찾느라 사과는 자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