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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

꽃비 / 이미산



꽃비

        이미산 


 

 

몇 개의 능선을 지나 해독되는

그곳 목소리

 

금세 잊지는 말고,

 

제 수의 짜는 사람들

굽은 등 잠시 펼 때

 

가만가만 쓰다듬는

여전히 굽은 등

 

마른 눈동자 속 촉촉해지는 대지

잠든 기억 일으켜 세우는 그곳 냄새

 

새벽 산 기지개 따라

다시 태어나는 이슬처럼

 

방 한 칸의 빼곡함이 한 점 그늘이다

울음으로 저민 뜨거운 속살이다


                   계간 <시인정신> 2020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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