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장례
나는 밤에 일한다. 도시, 어부, 도자기 만드는 사람들,
주홍색 모슬린 천에 휘감겨 사프란과 과일과 함께 태워지는
망자들에 둘러싸여.
이 끔찍한 망자들은 내 발코니 아래를 지나간다,
구리로 만든 피리와 사슬 소리를 내며.
날카롭고 아름답고 슬픈 소리.
독이 든 무거운 꽃들의 색깔,
재 묻은 舞人들의 외침,
고조되는 단조로운 탐탐 소리,
냄새를 풍기며 타오르는 나무들의 연기 사이로.
탁한 강 옆의 길을 벗어나는 순간,
망자들의 심장은 멈추거나 더 크게 움직여,
태워지며 구르리라, 불로 변한 다리와 발과 함께.
하늘대는 재는 물 위로 떨어져
태워진 꽃다발처럼 떠다니리라.
아니면 힘센 여행객들이 남긴 꺼진 불처럼 떠다니리라.
검은 물 위에 무언가를 태우고 음식을 깨끗이
먹어치우고 마지막 한 방울 술까지 마셔버린 여행객들.
파블로 네루다 시선집 <실론섬 앞에서 부르는 노래> 고혜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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