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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

자반 고등어 / 이미산

자반고등어

                      이미산

 

 

 

다신 만나지 말아요,

수없이 주고받았지

 

번개탄 피워놓고

가쁜 숨결로 금기의 술잔 부딪치며

한 번만 같이 살아봤으면,

 

몸속에 갇힌 바다

퍼렇게 물든 새벽의 맹세

 

몸으로 만들어낸 영원이라는 지도

 

뿌리 뽑힌 혀가 나란히

지느러미들 한 방향으로 세운다

 

마지막 가시를 뽑아 감기지 않는 눈알을 찌른다

식은 바다를 비틀어 소리 없는 울음을 만든다

 

벌어진 입에서 줄줄이 빠져나오는

허공이라는 껍질들

 

                                 한국시인협회 2013년 사화집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