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반고등어
이미산
다신 만나지 말아요,
수없이 주고받았지
번개탄 피워놓고
가쁜 숨결로 금기의 술잔 부딪치며
한 번만 같이 살아봤으면,
몸속에 갇힌 바다
퍼렇게 물든 새벽의 맹세
몸으로 만들어낸 영원이라는 지도
뿌리 뽑힌 혀가 나란히
지느러미들 한 방향으로 세운다
마지막 가시를 뽑아 감기지 않는 눈알을 찌른다
식은 바다를 비틀어 소리 없는 울음을 만든다
벌어진 입에서 줄줄이 빠져나오는
허공이라는 껍질들
한국시인협회 2013년 사화집 수록
'발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울어지는 것들 / 이미산 (0) | 2013.01.10 |
---|---|
우산들 / 이미산 (0) | 2013.01.10 |
복서 / 이미산 (0) | 2012.08.20 |
벤치에 앉으면 사랑하고 싶고 사과나무 밑을 걸으면 달아나고 싶은 / 이미산 (0) | 2012.07.16 |
희미한 노랑 /이미산 (0) | 2012.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