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구리 아젠다
김영찬
역사상 가장 아름답게 태어난 나는
서사성 짙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밤잠을 거른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쓴 글
높새바람에게 던져주고 남은 날숨을 구름옥상 위에
방치한다
까막까치가 날아와서 불순물 섞인 운문을
쪼아 먹으리
역사상 가장 힘들게 고고한 자태로 버텨야하는
나는
내가 나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연필심에 침을 바른다
김영찬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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