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저쪽
김영찬
두 시간 전에 갑자기 봄이 왔다
두 시간 저쪽에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두 시간 전에 그녀는
천천히
안개비 속으로 들어왔다
두 시간 전에 만나
두 시간 후에 떠나야 하는
우리는
영영 되돌아오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두 시간 저쪽 꽃바람 속에서
늘어지게 한가한
봄
두 시간 후엔
안개비 속에 머물다 흩어질 물방울들아
어느 행성에선 갑자기 성운이 일고
두 시간 건너편 그녀는
내게 수선화 노란 꽃을 건넨다
두 시간 전에 멈춰선 봄
두 시간 저쪽으로 거세게 부는 바람
김영찬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황금알,2007.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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