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의 비망록
이미산
내가 닦아줄 수 없는
너의 물기,
그때 우리의 포옹은 길어
몸 밖으로 흐르는 대낮의 은하수
섣부른 위로가 끼어들지 않게
늙은 계절이 자장가를 부른다
쉽게 꺼내 쓰고 쉽게 던져버린 엄마들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되돌아오는 동안
흔하고 헛된 엄마들이
한 명의 거대한 엄마로 변신하는 동안
그리하여 낡고 헐렁해진 삶이라는 덫에
우리의 흔적이 입혀지면
저 먼 곳의 은하수,
하도 헹궈져 눈이 먼 엄마들의 행렬
<열린시학>, 2019년 <이달의 시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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