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스를 몰라서 미안해요
이미산
나는 주방에서 도마질
울새는 사철나무의 손님
라디오에선 올드팝이 흐른다
Don't Forget to Remember
어디에선가 늙어가고 있을 그가
내게 전한 마지막 말이었지
무심코 따라 불렀을
저 익숙한 멜로디는 그의 인기척
우연을 빌미로 펼쳐지는 우리의 화음
참 멀리도 왔군요
모르게 다녀가는 울새처럼
늘어진 귀를 모아 맞추는 퍼즐의 완성
흔한 인사인줄 알았어요 울면서도 똥을 싸는 새처럼
그땐 비지스를 몰라서 미안해요
아름다워서 보지 못한 뒷모습
어설프게 영원이 되는 어떤 날
계간 <다시올 문학> 201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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