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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

완경完經 / 이미산


 

완경完經

 

       이미산

 

 

몇 개의 달을 키워냈을까

뛰어놀다 문득 사라진 내 여름의

어디쯤

 

소녀가 웅크리고 있지

먼 곳의 생각에 골똘해지는

 

이마에 달빛이 내려앉지 그때

찢어지는 소녀의 어디쯤, 핏방울 뚝뚝

먼 곳을 익히는 여자라는

어디쯤

 

견디는 달빛이 있지 핏방울이 있지

오래된 이름이 통과할 때 붉어지는 몸, 그 중의

한 가닥, 어린 달이 태어나는

 

그런 새벽이면

말짱해서 수줍은 종아리

어디쯤, 새들이 날아가는 허공의

어디쯤, 달빛이 태어나는

그 먼 어디쯤

 

떠나고

떠나가고

     

활짝 열린 동그라미

부서지는 달빛


              계간 <미래시학> 2018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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