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와 맥락
이미산
손등의 정맥이 불쑥 솟는다, 이를테면
무수한 시선 중 빤히 쳐다보는 우연이
함성을 지르며 문구점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에게
홀로 앉아 뜨거운 면발을 삼키는 안간힘에게
되새김질하며 창문 너머를 응시하는 늙은 약사에게
제 그림자 밟으며 외출하는 고양이에게
홀연히 남겨진 터널 속 외로움에게
관계의 무수한 벽이 우연의 가슴으로 몰려갈 때
그러니까 드라마 속 난무하는 흔한 방식이 간절해지는 순간
우연이 끌고 오는 덜컹거리는 배경들
순간과 영원에 걸려있는 물구나무
2016년 <현대시> 사화집 <K-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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