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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한 때

연화도 여행

  여행 일정 ; 서울 출발 - 통영1박 - 욕지도 - 연화 1박 - 통영 - 서울 도착

 

이것은 내 마음이다. 여행 떠나오기 전 몇 달 동아 나는 저 사내처럼 사방절벽 난간에 앉아 잘 살아내기 위해 지치도록 궁리했다

통영주변관광을 위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미래산 정상에서 잡은 컷

 

 

 

달아공원 일몰. 구름 때문에 황금빛 바다는 볼 수 없었다 여행객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짙은 구름속으로 숨는 걸 보면 태양도 나름 번뇌가 많은가 보다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통영은 주변 풍경이 거의 명품이다  신이 무척 공들여 창조한 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망산공원의 조각품. 스웨덴작가 에릭디트망의 제목은 '최고의 순간을 위해 멈춰 서 있는 기계' 

 

내 여행의 질문 속엔 이런 사내들의 사유와 움직임과 삶이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  인간과 인간, 남자와 여자, 몸과 마음, 감성과 이성...

김영원 작 '허공의 중심' 

 

 

배가 욕지도로 들어서고 있다  欲知라는 말, 풀이하면 '지적 호기심,?, 매우 큰 섬이다 

 

 

 

 

욕지행 배 위에서... 저 붉은 색의 상징처럼 내 심장은 어쩌면 내 몸 밖에서 벌렁거리고 있을지도,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울고 있는,

강해져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 아자아자!

(오전 10시쯤 배표 끊으려다 터미널서 최진실자살뉴스접함, 경악과 소름, 그녀의 괴로움은 과연 얼만큼의 무게였을까)

 

 

 

이번 여행 함께 떠난 유승희. 십년된 문우. 시에 대한 사랑의 끈이 단단할수록 우리의 우정도 빛나리라

마음이 진득하니 한 살 아래지만 언니같은 인생의 조언자. 철없이 여리기만한 나는 그녀의 강한 내면을 배워야한다

 

 

 

 

욕지도 여객터미널 앞. 연화도로 떠나기 전 2시간 정도 가져간 차로 돌아보았다 어업과 농업이 혼재하는 섬. 대체로 평범했다

 

 

 

욕지도 항구 풍경

 

 

 

연화도에 도착, 동머리해안으로 넘어갔다 해가 지자 드러난 풍경, 천지 어둠 속에서 허약한 제 존재를 밝히는 초생달,

한없이 이쁘고 안타까운

 

 

 

지난 밤 초생달이 있던 그 동머리 항구

 

에피소드1.

연화도동머리민박집... 대부분 식사해결이 안되는 집이라 마침 할머니집이 된다고 하여 묵었는데..

잠들기 위해 희미한 불만 남기고 소등했더니 바퀴벌레들의 출현, 사방 나무벽 때문인지 한국 바퀴가 아닌 무지 큼직한 외국바퀴였다

승희와 나는 기절초풍, 그러나 또 살기 위해 잠들어야했기에 내가 베개로 때려잡았다 3마리, 그리고 왕거미 1마리는 살려서 허공으로 보냈다

낚시꾼들이 묵는다는 그 방, 온갖 먼지 머리카락 ... 30분 이상의 빗자루질, 찝찝한 이부자리, 베개의 거무스럼한 기름때...바퀴의 공포로 밤새 불을 밝히고 자야했다  3시넘어 잠든 우리와 밥먹자고 7시30분에 방문을 따고 들어오신 할머니, 아 아 아, 8순이 다된 할머니가 내미는 저녁밥상을 기억하기에 도저히 아침까지 먹을 수 없다는 승희의 주장에 따라 9시에 연화도항구로 나와 맛있는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에피소드2.

동머리항구에서 어부들과의 한 잔... 손수 잡았다는 쥐치회와 소주와 밥, 여행객에게 베푸는 호의,

어촌의 부부의 삶, 목표량을 채우기 까지 이틀 사흘 바다위에서 숙식하며 조업하는 일상, 검게 탄 피부, 보다 긍정적인 단순한 사고,

우리는 한동안 숙연했다 연화도 이장님, 선한 얼굴과 순정이 드러나는 애향심, 그 중 한 어부의 큰 눈동자, 우리를 바라보는 순박한 노총각적  눈길,

 

 

연화도로 넘어오는 산허리에서 바라본 절경, 용머리부분이다

 

 

 

 

어? 저기 연화도 이장님이 잡혔네? 분홍셔츠에 하얀 운동화 회색조끼, 종횡무진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결하고 연화도 홍보에 열올리시는 모습?

 

 

 

연화도 항구 앞에서

 

 

 

연화사... 담쟁이류의 이 풀들이 참 예뻤다

 

 

 

연화사 대웅전, 소박하면서 예쁜 절이었다

 

군데군데 누렇게 바랜 잎과 바스라져 떨어진 이파리,,, 나의 내면풍경이다

 

 

 

 

 

 

햇빛에 드러난 거미줄과 무수한 거미줄 사이로 보이는 녹색 그리고 단풍드는 잎들

 

 

그 유명한 보덕암으로 향하는 내 자동차, 이번 여행의 동반자,

보덕암은 연화사에서 산중턱까지 올랐다 다시 바다 쪽으로 하향한다

 

 

보덕암 마당에서 카메라 든 내 그림자, 쨍한 날씨 때문에 풍경은 아득할 정도로 선명했다

 

용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저 풍경, 통영8경 중의 하나, 바라보는 순간 그래서 연화도,연화도, 하는구나, 하며 끄덕끄덕

 

 

다시 내려와서 항구쪽으로 가기 전 뒷골목에 있는 연화초등학교 담장

 

연화초등학교, 내 모교를 꼭 닮은 소박함

 

터미널 앞에서 특산물파는 할머니들, 그런데 해산물 대부분이 국산이 아니라는 점, 왼쪽 첫 번째 할머니는 두 번이나 문의해도 국산이라 우겼다 그래서 승희는 마른새우를 샀고, 나중에 내가 이장님께 물어보니, 슬쩍 눈짓으로 갸웃, 승희는 돈을 포기하고 다른 할머니에게 던져주었다 우리는 서울가서 신문에 낼거라고 협박했다? 중국산, 원산지표기도 안하고 거짓으로 대답하고,.. 겁먹은 할머니들의 대책회의, 승희는 일부러 이 사진도 찍었다 할머니들은 과연 앞으로 정직하게 판매할까? 엄마같은 노인들에 대한 배신감... 씁쓸

 

 

다시 돌아오는 뱃길, 사납게 부서지는 물살처럼 거친 세상으로 다시 가야한다 그리고 살아내야 한다

 

 

 

우리는 미소짓고 있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니 그것까진 바라지 않는다 그냥 평범함... 나와 주변상황이 평범하기를...

 

저 붉은 심장이 이젠 온전히 내것이 되어 펄펄 살아나기를...

 

 

은은한 구름처럼 내 삶이 잔잔하기를...

 

 

 

다시 통영... 전혁림미술관... 작년에 타계한 노화가의 수많은 작품,  특히 아들도 화가여서 이런 미술관이 탄생된 듯,

관장인 아들은 지금도 명품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듯, 안내인들의 성의있는 설명과 대단한 자부심,

하긴 인사동에도 많은 갤러리가 있지만 이정도의 품격을 갖춘 곳이 얼마나 될까, 지방에서 이런 문화를 누릴 수 있는것은 통영시민들의 축복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명물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특히 시선을 끄는 타일, 벽면을 장식한 타일은 전혁림의 색상을 주제로 한 특허품인 듯,

  

 

저 벽면의 타일 한 장 한 장이 각기 다른 작품이다 그 수고와 애정이 느껴지는 비맞을까 아까운 생각까지...

장애자를 위한 엘리베이터 건물

 

 

 

 

 

마지막 코스인 박경리 묘소... 풍수적으로 명당 중의 명당이라나... 오랫동안 풍수를 공부한 승희의 감탄사와 설명,

풍수를 모르는 나의 예감과 비슷했다 즉 그 자리에 섰을 때 주변풍경이 산 사람의 마음까지 편하게 하는 곳이 명당?

 탁트인 전망... 좌우를 감싸는 나지막한 산들,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좀 떨어진 높은 산, 뭐 이런 것들 누구나 좋아하잖아?

 

박경리 묘 탐방이 여행의 마지막 코스다 내려오면서 저것이 내게 상징처럼 잡혔다

자잘하게 매달려 나를 어지럽게 하는 것들, 풍경적으로 보면 한편 아름다움을 자아내기도 하니.....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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