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편견 썸네일형 리스트형 박병수 시집 <사막을 건넌 나비> 무거운 돌 박병수 그림자가 그림자를 받아주는 풍경처럼 두 사람이 다가왔다 역광이라 생각하면 두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겠지만 그림자가 젖어있다 그림자는 말리셔야겠습니다 불빛이 흔들리고 그림자가 그림자를 부축한다 세상은 젖어있고 가볍게, 혹은 깃털처럼 우리는 이 말들을 뒤적이며 ‘불 탄 자리에도 풀들이 자란다면 좋겠어요’ 가볍게, 혹은 깃털처럼 어깨 위는 내린 눈의 대지, 두 손으로 눈송이를 받으면서 가볍게, 혹은 깃털처럼 우리는 이 말들을 깔고 앉아 따뜻해진 돌멩이를 주워든다 가볍게 혹은 깃털처럼, 이 말들을 포갠 후에 돌을 눌러 놓는다 한 손은 재가 묻은 땅을 짚고 남은 손은 돌멩이의 묘혈처럼 움푹하다 박병수 시집 『사막을 건넌 나비』 중에서 인간은 꿈꾸는 者이면서 현실이라는 삶에 발을 딛고 산다. 현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