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이미산
아버지는 내게 주문했지
피어라 피어라
나는 근심으로 싹트는 신념
가파른 계단에 심겨진 내일
계단이 키우는 무릎에서 태어나는 회오리
고요한 진동으로 세상을 바꿀
탐스러운 꽃은 언제나 한 뼘이 부족해
스물이 피고지고 서른이 피고지고
시무룩한 아버지 피고지고 피고지고
이해한다고 친절한 각도로 돌아눕는 내일은 없어
접힌 무릎에 음각되는 아버지 아무 때나 되살아나는
신념의 채찍질
물러가는 인사는 자장가처럼 적막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피어라 피어라
계간 <시와사상> 202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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