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와디
이미산
우리는 떠돈다…… 떠돈다…… 변치말자 영원히
다정한 입술로 다정한 어깨로 다정한 결핍으로
서로의 눈썹 위에 누워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되어
마음이 마음을 깨운 적 있지
한 번 더 흔들리자 한 번만 더 설레자
꽃 피는 소리 같아서
꽃 지는 소리 같아서 유혹하는 입술 같아서
갈라지는 혓바닥이어서
저며지는 꽃잎이어서 겹겹의 귀퉁이어서
피 흘리는 재촉이어서
변치말자 영원히 나의 마리아 나의 마돈나
우리의 피에타
되돌아오는 고백이어서
하얗게 뒤집힌 동공이어서
<현대시학>201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