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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음악

벌써 가을이네 ...

 

 

   

       아직은 8월인데... 중순도 안되었는데... 아침 저녁으론 서늘해서 창문을

      닫고 잠든다. 이럴 때 기분, 이 쓸쓸함, 어떡해야 하나. 시속 57킬로미터로

      달리는 삶.

        아침에 분주한 시간이 지나고, 모두 빠져나간 집안, 거실에 서서 햇빛

      쏟아지는 바깥을 보면 빛의 기울기가 다르다. 지구와 태양의 각도가 이미

      가을 쪽으로 기울어졌다. 해마다 느끼는 거지만, 빛의 기울기와 공기의 냄

     새와 살갗에 닿는 마른 습기의 차이. 말할 수 없는 감정... 삶에 대한 의미나

     생각 조차도 없던 아주 먼 시절로 되돌아간다. 그때의 햇빛, 신작로를 따라

     진초록의 숲 사이로 신작로에 깔린 흙빛, 유일한 모래빛깔, 무수한 잡초들

     사이에서 뽀얗다 못해 빛나는 길. 그 길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던가. 아

      마도 지금의 감정과 유사했을 것이다. 쓸쓸하다는 것의 정체를 모를 때이니

      그냥 마음 저 밑바닥에서 솟구쳐오는 서늘한 기운. 모든 의욕을 일시에 정지

      시키며 꼼짝 없이 서서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그것은 이상한 슬픔 같은 것.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마음이 이상하게 언짢

      아지는 것. 눈 앞에 있는 것들, 예를 들면 잡초들 길 담장 지붕 마루 등등을

      다신 못볼 것 같은, 아니 서로에게 인사도 건네지 못하고 사라질 것 같은 약

      간의 불안. 그리고 스쳐가는 식구들의 얼굴, 친구들, 들판, 앞산과 뒷산, 그곳

      에 아침저녁으로 걸린 안개, 화전의 경사지에서 엎드려 일하던 동네 사람들.

         이런 저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슬픔이라는 거대한 느낌으로 모아지던 때.

         어렴풋이나마 앞날에 대한 막연한 슬픔이랄까. 왜 나는 이별을 먼저 떠올

       렸을까. 집을 나와 길 모퉁이를 돌아가는 그곳, 지금도 그곳에 가면 그때의

       느낌을 고스란히 받는데. 아마 천성적으로 처량한 성향이었을까. 정적인 성

       향이 갖는 어떤 공통의 현상일까. 그래서 가을은 잔혹한 우울감으로 다가온

       다. 단풍이 물들고 산과 들이 더할 수없이 절정으로 치닷는 그 지점에 내 우

       울의 성향이 버티고 서서 생의 긍정적 느낌을 차단해 버린다. 아마도 가을의

       초입에서 느끼는 이 현상은 살아있는 해마다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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