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일
― 달팽이
시 : 이귀영
어떤 일상의 일상
늘 마지막 날 늘 최고의 날 눈이 가는 만큼
누구의 구둣발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순간을 지고 산다.
천년의 무게를 지고 풀잎에 잠깐 풀칼에 잠깐 멈추어 속살로 산다.
한 닢의 지구 뒤에 숨어 쇼생크 감옥 장기수들처럼
나는 결백하다고 말하지 않겠다.
어떤 비오는 날, 어떤 개화, 어떤 눈물, 어떤 만남……
어떤 모든 순간은 이별의 절정
나는 천천히 천천히 속살을 다 끄집어내어
모든 은유를 핥으며 흔적을 지우며 간다.
* 그린마일... 사형수가 사형집행장으로 향하는 생의 마지막 그 거리를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