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

나는 비를 모르고 / 이미산

기호의 순수 2019. 9. 25. 15:00



나는 비를 모르고

 

             이미산

 


 

 

늦은 밤 창문에 내려앉는 빗방울

발바닥 하나가 지상에 도착하기까지

 

길목마다 조금씩 떼어주었을

발바닥만 남은 자의 안간힘

 

빗방울이 나를 바라본다,

내 몸 가득 채워지는 발바닥들

 

일그러지는 저 기호가

내게 남겨지는 비의 전부

 

사라지는 어둠 저쪽이 어디인지

나는 모르고 



 <시인협회> 2019 사화집 수록


  * 편집진의 길이 요청에 따라 잘라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