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
청춘/이미산
기호의 순수
2016. 3. 21. 00:52
청춘
이미산
자정 근처에 서성이며
차가운 맥주를 마셨다
시간이 납작해지니 정신이 말짱하더라
나선형으로 흘러가는 인파가
별의 숨소리를 흉내내더라
비대칭의 웃음이 초조(蕉燥)를 감출 때
별들의 통증으로 이해해야 했을까
무언가를 놓치고서야 꽃이 된다는 것
근사하지 않은 가능성을 재촉하는 깃털 같은 목소리를 얻는다는 것
노래하는 그림자
서성이는 발자국
목마른 자정의 비상구였을까
눈 감으면 그곳이 부풀어올랐고
눈 뜨면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소리
기다림이
기다림이
나를 기억한다는 그곳이
발밑에서 납작해진 참 좋은 때의 가설이
반년간지 <시에티카>, 2016년 상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