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에즈라 파운드의 시 / 불륜, 귀향

기호의 순수 2011. 11. 29. 02:13

      불륜(不倫)

                               파운드

 

 

 

  우리 사랑과 나태를 노래하자.

  가질 만한 값진 것은 그것들뿐.

 

  내가 많은 나라에 살아봤으나

  삶에는 그것밖엔 아무것도 없어.

 

  나는 차라리 내 단꿀을 가지리.

  장미잎새는 슬픔에 말라죽어도.

 

  만인의 신앙을 전달하려

  헝가리에서 고귀한 일을 하기보다는.

 

 

 

 

    귀향

 

 

 

  보라,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아, 보라, 시험삼는 듯한 그 움직임,

  그 느린 발길을

  그 어렴풋한 흔들림과 걸음걸이 속의 고뇌를

 

  보라,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잠에서 반쯤 깨어난 듯 공포에 휩싸여

  마치 눈발이 멈칫거리며 바람 속에서

  살랑대다가 방향을 바꾸듯

  이들은 두려움의 날개를 가진 새들

                                       신성한ㅡㅡㅡ

 

  날개 달린 신발을 신은 신(神)들!

  그들과 함께 공기의 흔적을 냄새 맡는 은빛

  사냥개들!

  헤이, 헤이,

  이들은 유린당한 영원들

  이들은 후각이 예민한 것들

  이들은 피의 영혼들

 

  가죽끈에 매어 느릿느릿

  속박당한 사람들의 창백함이여!